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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죽지 않는다 - 홍영아

by 굿조은 202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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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죽지 않는다, 오랫동안 방송작가 일을 한 작가분이 쓴 책이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말은 책 제목에서 이미 말하고 있다. 진짜 그렇게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죽음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그렇게-죽지-않는다-홍영아
YES 24

 

 

"체인스토크스 호흡은 임종 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깊은 호흡과 무호흡, 혹은 얕은 호흡이 번갈아 나타나는 거예요. 이때 입은 크게 벌어지고 가슴이 올라와요. 산소가 잘 안 들어오니까 몸이 저절로 부속 근육을 이용해 폐를 확장시키는 거죠. 하지만 산소는 원하는 만큼 들어오지 않아요. 그런 숨을 쉬는 환자는 임종이 가까이 왔다고 판단합니다."

 

 

  체인스토크스 호흡을 상상해 보니 저절로 슬픔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봐야 했던 임종 전에 나타나는 증상, 그러한 모습으로 알아야 했던 증상의 정확한 명칭을 알게 되니 더 와닿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린아이가 죽는 경우는 힘들어요. 그 보호자를 보기도 힘들고.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자식들은 부디 편히 가시라고 말해요. 그런데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는 같이 가자고 말해요. 엄마랑 같이 가자고."

 

 

  죽음을 대하는 자식과 부모의 극명한 모습에 슬픔이 느껴졌다. 자식이 부모를 향한 사랑, 부모가 자식을 향한 사랑은 감히 비교하여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지만, 적어도 깊이는 후자가 더 강한 것 같다. 

 

 

"분골된 가루는 유골함에 옮겨지는데 유골함에 넣을 수 있는 뼈의 양은 남자는 2.7킬로그램, 여자는 1.8킬로그램 정도다(참고로, 유골함은 보통 고인의 몸무게에 따라 사이즈가 달라진다)."

 

 

  살집이 많냐 적냐가 기준이 아니라 뼈를 기준으로 뼈가 얇으면 유골의 양은 적고 통뼈일 경우에는 많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골다공증을 언급하며 요즘에는 이를 예방하는 약과 그에 따른 검사가 많아 유골의 양이 더 많아지고 유골함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작가의 생각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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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함은 공기 중 수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기능이 얼마나 잘되어 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비싼 유골함 안에는 진공함이 있는데 비행기 만들 때 쓰는 재료로 제작된 진공함도 있다(비행기 만들 때 쓰는 재료라니까 그냥 대단하게 느껴진다). 색 배임이 없는 도기함도 있고(김치 국물이 배지 않는 접시와 같다), 소의 뼈가 47퍼센트나 함유된 것도 있다(소뼈가 국물 내는 것 말고도 이런 데 쓰이다니). 가격이 380만 원인 유골함도 있다."

 

 

  이와 더불어 사람의 유골가루가 다양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흰색, 회색, 검은색, 살구색이나 분홍색 그리고 우윳빛깔 나는 분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치료받으면서 몸에 들어간 약이랑 살면서 먹은 것들에 따라 유골 색이 달라진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이때 검고 어두운 색은 항암제나 그러한 약물을 끝까지 많이 쓰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이 신기했다. 

 

 

"죽음은 그들 각자의 사실성이었고, 주관적 관찰이었다. 그래서 당신에게 해당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통계적 수치로 말하거나 이론화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달달 외워도 써먹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럴 때 당황하지 마시라. 그렇게 죽지 않는다는 것만 기억하면 되니까."

 

 

  죽음은 그렇게 무섭게 다가오지 않고 그렇게 빨리 닥쳐오지도 않으니 겁먹지 말라는 작가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렇게 죽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며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고 죽음을 마주하게 될 한 인간의 도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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