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by 굿조은 2024. 7. 11.
728x90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김초엽

 

줄거리

  우주에 관한 7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순례길을 떠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한 여성 우주비행사가 우주선이 추락하여 마주하게 된 어느 행성에서 외계 생명체를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다가 기적적으로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손자에게 들려주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유년기 기억 상실증이 류드밀라의 행성과 관련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연구원들의 내용이다.

 네 번째 이야기는 가족을 잊지 못하는 연구원 안나를 설득하고자 했지만 결국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는 내용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두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감정을 현실에서 물체로 구현하여 이를 상품화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 내용이다. 여섯 번째 이야기는 사후 정보 처리 기술을 통해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딸의 모습을 다룬 내용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엄마의 친한 친구이자 가장 존경했던 인물이자 우주비행사였던 그분을 따라 자기도 우주비행사가 된다. 그리고 사이보그화를 거치며 우주 반대편으로 가는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어쩌면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이 세계의 진실을 뒤쫓게 되는 걸까? 나에게는 분명한 균열이었던 그 울고 있던 남자와의 만남 이후로, 나는 한 가지 충격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어.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맞서는 세계를 보겠지. 우리의 원죄. 우리를 너무 사랑했던 릴리가 만든 또 다른 세계. 가장 아름다운 마을과 가장 비참한 시초지의 간극. 그 세계를 바꾸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함께 완전한 행복을 찾을 수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순례자들은 알게 되겠지."

 

"우리는 심지어, 아직 빛의 속도에도 도달하지 못했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우리가 마치 이 우주를 정복하기라도 한 것마냥 군단 말일세."

"한 사람의 자아는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성장하고, 배우고, 반응하고, 노화하면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변형되지 않는 마인드는 영혼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은 시점에서 고정되어버린 일종의 박제된 정신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마인드들은 우리가 생전에 맺었던 관계들, 우리가 공유했던 것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뇌에 남기는 흔적들과 세상에 남기는 흔적들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기억한다는 것이죠. 마인드와 자아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영원히 미해결로 남는다고 해도, 우리는 마인드를 통해 그들의 삶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728x90

감상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글은 다섯 번째 이야기와 여섯 번째 이야기였다. 특히 다섯 번째 이야기는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을 직접 만지게 되었을 때 어떠한 느낌일지 대충 상상해보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는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감정을 물체화한 것을 마주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물건에 자신의 감정을 녹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대입하기도 한다. 이 책 내용처럼 이를 상품화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자체적으로 어느 물건에 어떠한 사건을 떠올리며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점들을 떠올리자 이 이야기가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여섯 번째 이야기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내용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다룬 내용인 만큼 여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행동, 엄마의 모습을 뒤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딸의 모습을 통해 잠시 여러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한편으로 엄마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을 깨닫게 된 것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엄마를 향해 건넨 딸의 말을 통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절절하게 뒤늦은 고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다고 깔끔하게 전한 말 한마디가 더 묵직하게 느껴졌다. 큰 울림을 주는 말 한마디였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감동과 여운은 물론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