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정확히 어떠한 내용인지는 몰랐다. 무엇보다 《체인소 맨》을 재밌게 봐서 그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보고 난 후, 큰 여운을 느껴야 했다. 룩백은 두 소녀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이다. 참고로 쿠키 영상은 크게 없다. 영화는 꽤 짧다. 한 시간 정도 됐던 것 같다.
그림이라는 공통으로 둘은 친구이자 동료, 나아가 소울메이트 같은 관계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 하지만 같은 길을 나아가고 있어도 언젠가, 어느 한 사람은 다른 꿈을 꾸기 마련이다. 항상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두 소녀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지막이 정말 아쉽게 끝이 났다. 보다 자세한 내용, 그들의 마지막이 궁금하다면 룩백, 영화를 봤으면 한다.
그림을 비롯해 창작하는 사람의 고민이나 현실이 잘 느껴진 영화이기도 했다. 단순히 소녀들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차가운 현실, 두 눈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창작가로서의 삶이 잘 보였다. 보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 굳이 창작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한 번쯤, 재능과 실력 사이에서 고민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력 그 이상의 영역을 마주하며 좌절감을 느껴야 했던 순간도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한 번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느껴야 하는 시간이 있다.
이때 포기하고 타협할 수도 있고 회피하거나 애써 합리화하며 정신 승리할 수도 있다. 혹은 더 나아가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사람을 탓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러한 현실 앞에서 모든 선택지는 다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된다. 인간은 그리 강한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조금씩 무뎌지거나 그저 묵묵히 걸어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성장이 된다. 영화는 이러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정말 현실적이었다.
두 소녀의 성장을 다룬 만큼 그들의 관계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두 소녀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그들의 관계가 무척 부러웠다. 성인이 된 나에게도, 몇 년 뒤 나이 숫자 앞자리가 바뀔 나에게도 그러한 친구가 있었나, 저런 관계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영화 속 소녀들보다 나이가 많은 나였지만, 이제껏 그런 관계가 없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친구의 꿈을 응원해 준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나와 같은 분야, 나와 공통된 관심사를 두고 친구가 먼저 두각을 드러내거나 그러한 꿈에 일찍 다가선다면 과연 나는 그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나에게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두 소녀가 새삼 대단했고 부럽게 느껴졌다.
서로의 뒤를 보며 성장하고 함께 앞을 보며 나아가는 관계, 힘들 때 곁에 있어주고 뒤돌아서 많은 추억을 새길 수 있는 관계, 뒤를 보며 묵묵히 응원해 줄 수 있는 관계. 내 인생에도 그런 인연이, 그런 소중한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그들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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