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7세 여자인 시바타 사쓰키는 달라진 가게 점원의 태도를 마주하기 위해 계약을 하게 되지만 결국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외모라는 것이 얼굴 생김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외모 대여점을 통해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32세 남자인 오타 마코토는 동생을 이해하고자 동생이 느끼는 기분을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해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성의 다양성을 언급하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16세 남자인 오노 데쓰야는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학생 무리에게 한마디 하고자 외모를 대여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멋진 사람의 쓴소리가 아니라 그들과 비슷한 또래의 당당한 충고가 그들에게 더 와닿는 것을 알게 된다. 외모를 대여할 필요 없이 그저 자신의 언어로 당당히 전달하면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1세 여자인 사와구치 유리는 아이인 채로 불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외모 대여점을 방문하게 된다. 어른인 외모를 대여해 다른 아이를 구하고자 한다. 도와줄 만한 어른이 없는 현실에 어린아이가 어른의 외모를 빌려 도움을 주게 된다.
20세 여자인 나카지마 후미코는 자신을 찼던 아지마 안지, 즉 외모 대여점의 점장인 안지를 보기 위해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안지는 불행을 몰고 오는 자신의 운명을 앞에 두고 곁에 사람을 두는 것을 두려워했다. 결국 후미코는 자신의 고백을 단순히 싫어서 거절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38세 남자인 야마시타 유타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26세 여자인 가토 미오리는 상처받았던 경험을 복수하고자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방법이 화풀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54세 남자인 오이카와 고이치는 혼자 있는 동료를 위해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그 동료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42세 여자인 아즈마 하루히는 안지의 엄마로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안지에게 아버지에 관한 얘기와 진심 어린 말을 해주게 된다. 15세 여자인 도노 스미카는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고디마로 인해 더 예쁜 외모를 얻고자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를 원했던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아무리 얼굴이 평범해져도 미소녀인 건 변함이 없었어요. 저도 그런 표정으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겉모습만 보고 노골적으로 태도를 달리하는 사람은 딱 그 정도 수준인 것으로 여기며 무시하기로 했어요."
"원래 복수는 실현될 수 없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패배의 감정을 어떻게든 해소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 복수잖아요. 하지만 무슨 짓을 한다 한들 이미 일어난 일은 바뀌지 않으니까. 없었던 일이 되지 않죠. 그러니 애초에 복수는 성립될 수 없는 거예요."
"복수란 '두 번 다시 생각하지 않는 것'이란 걸 깨닫게 해 주었던 그때를."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바란 건 그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보다 커다란 애정이 또 있을까. 이토록 크나큰 사랑을 받았으니 되는 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감상
재밌게 읽은 책이다. 소재 자체도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외모 대여점, 현실에 이러한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제목 그대로 외모 대여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여우를 두고 외모 대여점을 운영하는 이야기이다. 총 10명의 인물이 외모 대여점에 방문하여 이들과 계약하게 된다. 각 인물의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재밌었다.
외모 대여점을 이용한 사람들이 모두 대여한 외모를 통해 이득을 보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외모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물론 대여한 외모로 도움을 받고 이득을 본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정말 외모는 양날의 검인 것 같다. 마냥 좋은 것 같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외모도 하나의 스펙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팽배해질 정도로 외모는 우리에게 민감한 주제이다.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정말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정답인가? 라는 의문이 들 만큼 외모는 아직도 빠질 수 없는 화제이다. 외모, 개인적으로 나 역시도 외모의 가치를 크게 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 사람을 마주할 때 첫인상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첫인상이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강렬한 첫인상은 많은 혜택과 이득을 제공해 준다. 실수나 잘못을 만회해 줄 정도로 많은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때 우리의 첫인상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것은 바로 외모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 누군가에게는 껍데기에 불과한 외모, 그만큼 외모는 무시하기 힘든, 큰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외모를 뒤엎는 것이 존재했다. 그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고유한 분위기,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신비한 매력, 엄청난 재력, 미친 듯한 입담, 신들린 듯한 센스와 유머 등 외모를 이길만한 것은 꽤 많다. 그러니 외모라는 굴레에 너무 우울해할 필요도, 너무 우쭐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첫인상이 좋았더라도 끝이 좋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좋지 못한 시작이 좋지 못한 마지막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으니까. 외모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영속성을 지닌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외모, 그러한 인상보다는. 외모는 좋으면 좋다. 다만 그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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