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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 윤이나

by 굿조은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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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언급하며 글을 쓴 책이다. 대체로 작가분이 좋아하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이다.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었으나 결국 모두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울러 죽음, 생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장르 불명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다양한 작품, 더욱 유익한 내용의 작품을 마주하고 싶다거나 좋은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윤이나
YES 24

 

 

"이야기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인기와 사랑을 얻은 이야기 속에서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고 가상의 적으로 설정되어 버린 집단은 현실에서도 혐오의 대상이 된다."

"좋은 이야기는 다시금 인간을 이해하게 하고, 타인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그 마음을 상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혐오를 양산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 된 인간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야기의 힘을 새삼 깨우칠 수 있었다. 입으로 전해지는 누군가의 말,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게 되면 결국 이야기가 된다. 짧은 말이 여러 입을 거쳐 점점 그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도 있으면 좋겠지만 혐오를 조장하고 부정적인 낙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나쁜 이야기도 있다. 흑과 백이 있듯이 이야기도 그러했다. 나쁜 이야기는 현실에서 손쉽게 마주할 수 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손쉽게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이야기로 득을 본 사람도 마주할 수 있고 피해를 본 사람도 마주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어떠한 이야기로 인해 적으로 치부되어 피해를 본 사람들이다. 흔히 말하는 마녀사냥을 당한 그들의 이야기. 우리는 정보가 주는, 이야기가 주는 힘을 생각하며 그러한 피해를 양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보고 있는 우리는 그 너머를 깨닫는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상황과 입장이 있고, 누구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위치에 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는 진실."

 

 

  성폭력과 학대, 가스라이팅, 인종 간 갈등과 젠더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을 언급하며 그들의 입장과 상황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와닿았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정말 삶이란 것이 그러한 것 같다. 누구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위치에 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 마침내 인정해야만 하는 진실인 것 같다. 함부로 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하고 짐작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 같다. 그러한 행동은 자칫 오만해 보일 수도 있기에 신중해야 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항상 명심해야 하는 것 같다. 모두 저마다의 상황과 입장이 있다는 것을. 

 

 

"어른이 최대한 정확한 발음의 짧은 문장으로, 아이들과 유사한 방식의 소리를 내는 유아어로 아이와 소통하는 것은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끊임없이 물건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깨닫게 된 유아기 아기와 어른의 소통 방식에 대한 작가분의 생각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아기와 어른의 소통 방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어른이 아이에게 그러한 소통 방식을 취하는 이유와 아이가 세상을 확인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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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는 자신이 되살린 사랑하는 비전과, 만들어낸 비전을 통해서 자신과 같은 이들에게도 구해내야 할 세계가 필요하다는 걸 물리적으로 보여준다. 세계를 구한다는 것은 이들의 이야기도 구해내는 것이다."

 

 

  완다는 세상을 구하고자 큰 노력을 했지만, 소중한 사람마저 잃게 된 인물이다. 더 큰 세계를 지키느라 희생을 마주하게 된 인물이자 슈퍼히어로였다. 완다는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삶,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 내게 된다. 하지만 만들어진 세계, 그러한 이야기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작품에서도 그 끝을 마주하게 된다.

 완다비전, 이 작품을 본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봐야 할 것 같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기만 해도 완다의 삶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 현실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창조해 내는 것이 어렵지만 더 큰 삶을 위해 희생을 마주하게 된 인물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삶은, 복잡하고도 미묘한 것 같다. 

 

 

"해나 개즈비의 <나의 이야기Hannah Gadsby: Nanette>는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구독해도 될 정도의 가치가 있는 쇼다. 코미디의 의미와 코미디언의 역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분명한 웃음을 주고 그보다 큰 감동과 충격을 선사하는 완벽한 구성의 코미디를, <나의 이야기> 이후로 아직 만난 적이 없다."

 

 

  나의 이야기와 더불어 앨리 웡의 쇼 세편, 트레버 노아의 쇼 등을 언급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가분의 생각을 읽으면서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으로 다양한 지식을 전하고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웃음을 매개로 한 것은 사람에게 큰 선물을 주는 것 같다.  

 

 

"이제 2030 세대조차 아니게 된 나이의 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시작점 언저리에서 결국 '나의 이야기'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이야기에 매혹을 느끼지 않을 도리는 없다. 실패하고 실수하는 나를 인정하고, 과거가 미래를 가로막지 못하게 하려는 사람은, 변한다. 모든 변화가 성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경우에는 분명한 성장이다."

 

 

  이 구절은 읽으면서 여운이 많이 남았다. 실패하고 실수하는 나를 인정하고 미래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는 분명한 성장이라는 것이 너무 인상 깊었다. 분명한 성장이기에 그만큼 힘든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수했던 자신, 실패했던 자기 모습을 제대로 마주하고 인정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부족했던 자기 모습을 미화시키는 쪽이 무척 쉽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래로 제대로 나아가는 것 역시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를 하는 것은 중독성이 강하고 그 시절과 그 시간에 잠시 머무는 것은 무척 달콤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한 성장을 이뤄냈을 때 진정한 어른이, 더욱 나은 자기 삶이 펼쳐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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