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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9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그녀는 그동안 봉인됐던 필력이 풀린 듯 쉼 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저녁에 시작된 작업은 어느덧 자정을 넘겼고, 겨울 밤하늘의 어둠이 짙어질수록 그녀의 글도 밀도를 더해갔다. 그 새벽, 동네에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은 독고 씨의 편의점과 그녀의 작업실뿐이었다." "텅. 무언가가 민식의 몸속 어딘가에 낙하했다. 고통의 추가 내장을 관통해 바닥으로서까지 그의 몸을 끌고 가는 게 느껴졌다. 민식은 엄마가 아픈 것도, 엄마가 자신에 대해 그런 식으로 남에게 말한다는 것도 몰랐다. 사내가 판결문 읽듯이 숨을 골라가며 진술한 말들이 무거운 추가되어 민식을 심해의 어두운 곳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했다." "뇌는 커다란 추가되어 거대한 심연 속으로 당신을 끌고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2024. 7. 14.
저주토끼 - 정보라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그녀가 준 립스틱이 썩 잘 어울리는 아이의 얼굴은 이제 아이가 아닌 여자의 얼굴이었다. 그 익숙한 낯선 얼굴에서 그녀는 젊은 시절 자신의 윤곽을 그대로 발견하고 놀라움과 대견함과 사랑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다.""그러나 기억은 떠올리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희미해져서, 마치 석양 무렵의 햇살처럼, 그렇게 약간의 온기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머릿속에 남은 것은 눈을 뜬 순간부터 그녀를 지배한, 주위를 둘러싼 것과 똑같은 어둠뿐이었다." "그녀의 몸은 거기에 박자를 맞춰 서서히 열렸다. 진통의 파도가 밀려왔다 사라지면서 심장이 머릿속에서 뛰는 듯한 격심한 두통이 덮쳐왔다.""내 부모가 자식의 삶을 파괴하고 미래를 갉아먹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삶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무리하게 확장시키려고.. 2024. 7. 11.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로부터 - 민이언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그 음악 사이로 늦은 오후를 오가던 소년소녀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 거리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실현하고 살아가는 지금일까? 향기로운 칵테일 한 잔에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을까? 아니면 하루의 피곤을 달래는 소주 한 잔으로 잠을 청하고 있을까?""'할 만한' 여건이 다 갖춰진 '나중' 같은 건 결코 도래하지 않는다. '언젠가'의 시제를 지키며 늘 미래로 밀려날 뿐이다. 정말로 '나중에, 언젠가'에 무엇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 같으면, 지금 당장에 틈틈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거. 순간의 성격이 변하지 않으면 이 인생의 방정식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그 시간의 미적을 사는 것."   "누구나가 어느 시절 이후로 자라지 않은 채 무의식으로 끌려 내려간 소.. 2024. 7. 11.
그렇게 죽지 않는다 - 홍영아 그렇게 죽지 않는다, 오랫동안 방송작가 일을 한 작가분이 쓴 책이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말은 책 제목에서 이미 말하고 있다. 진짜 그렇게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죽음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체인스토크스 호흡은 임종 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깊은 호흡과 무호흡, 혹은 얕은 호흡이 번갈아 나타나는 거예요. 이때 입은 크게 벌어지고 가슴이 올라와요. 산소가 잘 안 들어오니까 몸이 저절로 부속 근육을 이용해 폐를 확장시키는 거죠. 하지만 산소는 원하는 만큼 들어오지 않아요. 그런 숨을 쉬는 환자는 임종이 가까이 왔다고 판단합니다."    체인스토크스 호흡을 상상해.. 2023. 6. 30.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 유아란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자주 받아보는 레터에서 추천한 책이라 읽어봤다. 에세이책이다. 분량도 생각보다 짧아 금방 읽을 수 있다. 제목이 한 번쯤은 공감해 볼 법한 상황이자 모습이다.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의 성공에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좌절감과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희망찬 메시지다. 궁금하다면 읽어봤으면 한다.  "어차피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사람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땅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냥 나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된다."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기죽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아가는 것을 너무나 잘 알지만 힘든 것 같.. 2023. 6. 26.
다정한 개인주의자 - 김민희 다정한 개인주의자, 사일런트 세대(~1945년생)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 그리고 X세대(1965~1980년생),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 Z세대(1997년생~)등 다양한 세대 중 X세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 책이다. 일명 끼인 세대로 불리는 X세대에 대해 작가가 하고픈 말을 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작가분 역시 1975년생으로 X세대이다. 세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내용의 책일 줄 알았지만 그러한 분석적인 내용보다는 X세대에게 하고픈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비록 X세대는 아니지만 끼인 세대로서 공감되는 이야기와 내용이 많았다. 앞으로도 세대를 정의하는 말은 많아질 것이다. 지금도 세대를 칭하는 용어가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낯선 세대의 등장, 그들의 등장으로 나 또.. 2023. 6. 14.
구의 증명 - 최진영 구의 증명, 너무 유명한 책이라서 한번 읽어봤다. 근래 전자책으로 읽다가 이 책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종이책을 사서 읽어봤다. 유명한 책인 줄로만 알았지, 자세한 책 내용은 알지 못했다. 읽으면서 놀랐고 읽고 난 후에도 놀랐다. 책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먹는다는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줄거리를 아주 간략하게 요약해 보자면, 여주인공인 담과 남주인공인 구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 모두 불우한 가정환경을 지니고 있다. 담은 할아버지를 여의고 이모와 함께 살게 되지만 결국 이모도 죽게 된다. 그리고 구는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있지만 엄청난 빚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의 빚으로 인해 이른 나이부터 구는 생계에 뛰어들어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구가 성인이 되자 부모님은 사라졌고 사라.. 2023. 5. 20.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 강지희 외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제목에 이끌려 읽어봤다. 찾아보니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도 있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글들이 참 많았다. 음식 얘기를 많이 할 줄 알았지만, 삶의 얘기를 하고 있어 위로받기도 했었다. 이 책을 쓴 작가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책에서는 많은 작가분이 점심에 관한 여러 얘기를 해주시고 계셨다. 요즘 식당에 가보면 옛날과는 다르게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나 역시도 혼자 밥 먹기를 20살 때부터 했었다. 처음부터 혼자 밥 먹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다. 내 경우에는 그냥 배가 너무 고파서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혼자 밥 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 밥 먹는 것에 크게 부담감이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중.. 2023. 4. 30.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 지이 진짜 게으르다. 어릴 때부터 게을렀던 것 같다. 게으른 것은 나의 천성인 것 같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천성인 것 같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나의 게으름은 그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게으름을 증빙해 낼 수 있는 사건들은 많지만 대략 집어보면, 일기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 숙제로 써야 했던 일기, 단 한 번도 제때 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방학이라는 사실에서 오는 편안함은 매일 써오던 일기를 곧바로 멈추게 했다. 그래서 항상 개학을 코앞에 두고 일기를 몰아 써야 했다. 시험공부 역시 그랬다. 항상 벼락치기를 했다. 벼락치기를 해도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학교 시절에는 성적이 정말 잘 나왔다. 벼락치기를 했음에도 만점을 받은 적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부법은 어릴..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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