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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이치조 미사키

by 굿조은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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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세계에서-이-사랑이-사라진다-해도-이치조-미사키

 

줄거리

  시모카와를 대신해 괴롭힘을 당하게 된 도루는 시키는 것을 하면 괴롭힘을 멈추겠다는 말에 알겠다고 한다. 그들이 도루에게 시킨 것은 인기녀인 히노 마오리에게 고백하는 것이었다. 결국 가미야 도루는 같은 학교 여학생인 히노 마오리에게 고백하게 된다. 진심 없는 고백을 전하게 된다. 서로 접점이 없었기에 그는 그녀가 자신의 고백을 바로 거절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고백을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세 가지 조건을 내세우게 된다.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자신을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그녀의 조건에 그는 의아함을 느끼지만, 알겠다고 대답하게 된다. 결국 둘은 조건부 연애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 사귀면서 뜻하지 않게 그녀의 병을 알게 된다. 기억장애를 가진 그녀의 상황을 알게 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결국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좋은 추억을 쌓아주기로 마음먹게 된다. 

 그러나 가미야 도루는 심장병으로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는 자기 죽음을 앞두고 그녀의 절친인 와타야 이즈미에게 부탁하게 된다. 유언으로 간절한 부탁을 하게 된다. 그의 부탁으로 그녀는 그와의 추억을 잊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그리워하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자세히 살펴보면 장기 기억은 두 종류가 있다. '서술 기억'과 '절차 기억'이다. '서술 기억'은 말 그대로 서술할 수 있는 타입의 기억, 다시 말해 지식 등이 해당한다. 어제 뭘 했는지 같은 사실관계도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억은 대체로 '서술 기억'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알고 싶은 것은 후자인 '절차 기억'이다."

"응, 알아. 하지만 인간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렇잖아, 굉장하지 않아? 공업 제품이랑은 다르다고. 거기엔 설계도도, 숙련된 작업자도 없어. 어머니 배 속에서 자라서 세상에 툭 나와서, 그때부터, 아니 그전부터 살아 있지. 그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로봇처럼 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든 게 아니니까 이상이 생겨도 바로 모르고 움직이지 않아도 부품을 교체해 살려낼 수 있는 것도 아냐. 어떻게 이렇게 살아 있는 건지 실은 잘 알 수 없어. 이해할 수 없고, 굉장하고 동시에 겁나는 일이야."

"어떤 상처든 한번 입고 나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 상처는 기억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픔이 계속되진 않거든. 그렇게 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즐기고 때로는 괴로워하며, 그것도 모두 평온한 일상 속에서, 밤에 잠이 들면 내일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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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스포주의

  이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도 정말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정말 재밌게 읽은 소설책이었다. 한번 읽고 여운이 가시지 않아 더 읽어야 했습니다. 한 번 더 읽어도 여운이 크게 남았던 작품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것 같다. 너무 슬펐다. 읽으면서 가미야 도루의 사랑이 너무나도 애절하게 느껴졌다. 기억장애를 가진 여자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나이는 무척 어렸다. 고등학생의 사랑임에도 그 깊이가 남달랐다. 

 하루가 지나면 그 전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히노의 운명 앞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키워간 도루의 사랑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마주한 도루의 모습은 고등학생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무척 성숙했다. 그의 성숙은 그가 히노의 절친인 와타야에게 한 부탁으로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죽게 되면 히노에게서 자신의 흔적을 없애달라는 부탁, 기억을 잃는 그녀가 더 고통스러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과의 추억을 지워달라는 부탁을 통해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소설이지만, 가미야 도루는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의 부탁을 통해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깊은 사랑은 나이가 들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깊은 사랑은 성인이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을 때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깊은 사랑, 진정한 사랑은 성인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향한 순수한 마음이 강할 때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대를 향한 사랑이 순수하다면 나이 불문하고 진정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애초에 깊거나 진정한 사랑에 정확한 기준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죽음이 있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 깊어 보였던 것이다. 가미야 도루가 죽었기에 더 애틋해 보였던 것이다. 혹은 히노 마오리가 기억장애가 있었기에 더 애틋해 보였을 수도 있다. 

 그래도 책에서 마주할 수 있었던 그들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 그 자체였다. 비록 아픔이 있더라도,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슬픔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랑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이었다. 그러한 사랑이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나올 수 있었다. 소설 속 히노와 도루의 사랑이 무척 부럽기도 했다.

사랑, 누구나 해서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복잡하고도 어려운 감정인 것 같다. 마냥 설레지 않고 긴장감을 주며 아픔을 선사하는 존재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왕 태어난 이상, 누군가와 사랑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 끝이 비극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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