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줄거리 결말 해석

by 굿조은 2024. 7. 20.
728x90

퍼펙트-데이즈-줄거리-결말-해석

 

영화의 화면 구도가 다른 영화와 달리 차이가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냥 관찰하는 것 같았다. 주인공이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냥 원래 그렇게 살고 있던 사람을 붙잡고 무작정 담아낸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는 현실적이면서 직감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흥미로운 영화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가장 큰 이유는 인물들 간의 대사가 별로 없다. 실제로 이 영화의 초반 몇십 분은 대사 없이 주인공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웃집 아주머니의 빗자루 소리에 깨고 양치하고 면도한다. 그리고 작업복을 입고 밖을 나와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차를 타고 도쿄 화장실 곳곳을 청소한다. 그의 삶은 마치 기계처럼 동일한 루틴 속에서 움직이고 행동한다.

영화 후반부에 여동생이 찾아오고 조카가 찾아오면서 변화를 마주하는 것으로 보이나 아주 큰 변화를 발견하지는 못한다. 그저 감정적 동요만 있었을 뿐, 똑같은 일상을 마주하고 이내 움직인다. 특히 주인공의 과거를 자세하게 알려주며 이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은 게 흥미로웠다. 여동생으로부터 건강이 나빠진 아버지의 소식을 듣게 되나 보다 정확한 집안사정은 보여주지 않는다.

궁금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그러한 궁금증이 옅어져 갔다. 과거는 과거일 뿐, 또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모습, 내일을 마주해야만 하는 우리의 삶과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금씩 일어나는 감정적 동요와 삶의 변화 속에서도 주인공은 늘 그렇듯 도쿄 화장실을 청소하러 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길을 가는 표정이 여느 때와는 다르다. 영화도 그런 주인공의 표정을 비추며 끝이 난다. 울고 있지만 웃는 것 같은, 웃는 것 같지만 울고 있는 주인공의 표정은 영화가 끝이 났다는 것을 알려도 큰 여운을 느끼게 한다.

그는 왜 마지막에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일까. 표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에게 큰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지난 시간, 아버지에 대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러한 날도, 그러한 그의 하루도 변함없는 완벽한 하루였다는 것이다.

728x90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키워드는 "변화"였다. 초반에 그의 모습은 변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후반에는 점점 가까워지는 듯하나 미지수였다. 하지만 늘 그 자리에 있던 건물이 사라지고 날씨가 달라지며, 곁에 머물던 주변 인물의 모습과 머물렀던 공간의 모습을 통해서도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술집 여사장 전남편과의 대화로부터 변화를 대하는 그의 자세가 흥미로웠다. 누구보다 변화를 싫어하고 멀리하는 것 같아도 그는 이러한 변화를 그 누구보다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사람도, 물건도, 공간도 모든 것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자신만의 변화를 겪고 있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도 시시각각 변한다. 

쿠키 영상에 "코모레비"에 대한 뜻을 담은 화면이 보인다. 코모레비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뜻한다. 코모레비는 자연현상이기에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담아낸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모습이더라도 사람마다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방향에 따라 코모레비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코모레비는 다르게 볼 수 있다.

이처럼 하루 중 마주하게 되는 코모레비는 모두 같아 보일지라도, 눈에 띄는 차이가 없을지라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똑같은 하루일지라도, 어제와 완전히 같을 수 없듯이 삶은 조금씩 움직이고 변한다. 그 속에서 만족과 행복을 발견하는 것은 모두 각자의 몫. 하지만 그 자체로 이미 삶은 완벽하고 빛나는, 빛났던 순간인 것이다.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삶이 있어. 매 순간을 충실히 살자."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듣는 재미도 있다. OST 중 이 곡이 가장 와닿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aNSH8OdHx2A

The Velvet Underground - Pale Blue Eyes
728x90

댓글